로마의 휴일을 봤습니다.
90대의 이웃 할아버지와 친하기 때문에, 오랜만에 놀러 갔다가 같이 보게 되었습니다.
간단한 줄거리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유명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이웃 할아버지는 재밌게도 장면의 흐름과 대사까지 알아차릴 만큼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영화의 리뷰를 할 목적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영화의 재미에 주목하려 합니다.
공주님은 남자 주인공 신문 기자분을 만나서 밤을 보내게 됩니다.
신문 기자는 아주 멋지게도, 공주님을 냅다 침대에서 내동댕이 칩니다.
마음의 대사는 이러합니다. "여기는 내 자리 일세!"
(당연히 여러 번은 보셨을) 할아버지가 가장 많이 웃었던 대목 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1953년 작품 이라고 합니다.
공주님 오드리 햅번은 흑백 화면을 뚫고 눈부시게 예쁩니다.
2026년인 지금 시대에도 이렇게 훌륭한 매너는 칭찬 받아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사람 사이에 지켜지고 있는, 보이지 않는 거리 감각이 너무 탁월하기 때문입니다.
이 젊은 아가씨가 좀 예쁜 걸? 한 번 친해져 봐야지! 이렇게 들이밀지 않습니다.
아가씨가 지금 좀 곤란한 입장인 건 이해하지만, 특별 대우 해주진 않아!
아주 반전되는 후반부 부터 기자분은, 공주님을 데리고 휴일을 즐깁니다.
일확천금의 찬스로 묘사되고 있지만 함께 있으면서 공주님의 심정을 헤아리게 됩니다.
나중에는 진실 앞의 유머까지 구사해 가면서, 한 사람의 하루를 즐겁게 해줍니다.
2시간 동안 함께 즐겨본 명작 로마의 휴일은 신비한 힘이 있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즐겨본 하루가 나를 일으켰다 라는 내용이 압축되어 있습니다.
박사님의 주사 바늘로는 좀처럼 고쳐지지 않던 슬픔이, 즐거운 하루로 깨끗히 치유 됩니다.
평생의 추억이 되고, - 조금만 표현을 올려본다면 - 구원이 되었습니다.
시네마 천국 카테고리의 글들은 의도적으로 조금 짧게 두려 합니다. 마치려 합니다.
누군가를 즐겁게 해주었던 하루는 "나를 행복하게 한다."
그 어리석음을 2시간 동안 마음껏 바라볼 수 있어서,
저는 영화 로마의 휴일 엔딩을 보며 마음이 깨끗해 집니다.
즐겁게 보낸 하루, 의미가 느껴지는 하루,
애써 옷을 갈아 입고 궁전을 뛰쳐나오는 장면을 기억합니다.
작은 이동 수단에 몸을 던져 넣어 빠져나오는 장면을 기억합니다.
매우 피곤해서 꾸벅꾸벅 졸음마저 쏟아집니다.
누워서 울기만 해서 미래가 다가오지 않습니다. 자리를 박차고 나온 영혼들에게 다정함을 전합니다.
- 2026. 06. 10. 전직 영화광 시북. (현재는 영화 바보 시북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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